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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재개발 지역 길고양이, 민·관 함께 구조 나선다. 2020-02-10 오전 11:56:17

 재개발 예정 지역에 사는 길고양이를 위해 동래구가 부산 최초로 민·관 합동 구조 활동에 나선다.

3일 오전 재개발이 예정된 부산 동래구 온천4구역. 골목마다 주택 외벽에는 ‘공가’ ‘절대 출입금지’라는 글귀가 파랗게 적혀 있다. 이곳 일대 22만 7440㎡에는 4300여 세대 아파트 조성 사업이 예정돼 있어 오는 7월 철거 공사가 시작된다. 인근 주민 한 모(74) 씨는 “사람이 빠져나간 뒤로 이곳에 사는 길고양이가 많이 늘었다”며 “철거가 시작되면 곳곳에 숨어 있던 고양이들이 떼죽임당할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동래구청, 온천4구역 철거 전




동물단체와 부산 첫 합동 구조 

동래구청은 오는 12일 민간 동물단체 협의체인 ‘온천냥이 구조단’과 공동 발대식을 갖고 온천4구역에 사는 고양이 구조에 나선다고 3일 밝혔다. 이는 올 5월 한 동물단체가 “온천4구역에서 본격적인 재개발 공사가 시작되면 이곳에 사는 고양이는 모두 압사하거나 굶어 죽는다”며 포획을 도와 달라고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민간단체가 스스로 재개발 예정 지역에 있는 고양이를 포획한 적은 있었지만 민관이 합동으로 구조에 나서는 건 부산에서 처음이다. 

구조 활동은 관할 지자체가 맡게 된다. 동래구청은 올해 길고양이 중성화 수술(TNR) 사업 예산으로 배정된 6600만 원 중 일부를 사용한다. 원래 TNR 사업은 길고양이 포획과 중성화 수술을 거친 후 본래 살던 지역에 놓아주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동래구는 이 과정을 거친 고양이를 방사하지 않고 구조단으로 넘기게 된다. 

구조단은 부산 지역 내 사유지를 활용해 ‘아기냥이 유치원’을 만들어 구조한 아기 고양이를 돌본 뒤 입양을 유도할 예정이다. 이미 다 자란 고양이는 중성화 수술을 거쳐 인근 ‘캣맘’(고양이를 자발적으로 돌보는 사람)의 도움을 받아 다른 곳에 방사한다. 구조단에 따르면 온천4구역에 서식하는 고양이는 약 100마리 정도로 추정된다. 

동물문화네트워크 최정우 대표는 “고양이는 자기구역에 대한 개념이 뚜렷하기 때문에 공사가 시작돼도 재개발 예정 지역을 맴돌다 압사할 가능성이 높다”며 “지자체와 합동 구조 활동을 통해 철거 지역에 방치된 고양이들을 구조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상배 기자 sang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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