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달한 동물세상
언론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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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최정우 동물문화네트워크 캣통 대표 “부산에 안락사 없는 동물 보호소 만들고 싶어요” 2020-02-10 오후 12:13:43


 

“철거는 계속 진행 중이고 날씨는 나날이 추워지는데 예산은 소진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동물문화네트워크 캣통 최정우(49) 대표는 오늘도 철거를 피해 숨어들고 있을 ‘온천냥이’들이 눈에 밟힌다. 캣통이 부산 동래구와 함께 벌인 ‘온천냥이 구조단’ 활동이 예산 소진으로 기로에 섰기 때문이다.

지난 7월 ‘온천냥이 구조단’ 발대

온천4구역 재개발 고양이 구조 활동

“예산·일손 모자라 모금 방법 고민” 

캣통은 올 7월 동래구와 합동으로 ‘온천냥이 구조단’ 발대식을 갖고 온천4구역 재개발 지역의 길고양이 구조 활동을 벌였다. 구조단의 지역 ‘캣맘’ 봉사자들이 지금까지 철거 지역 내 길고양이 230여 마리를 구조했다. 철거가 시작된 지역에서 영역 동물인 길고양이를 포획해 구조하고, 치료를 거쳐 입양하거나 다른 지역에 방사하는 작업이다. 

“철거 현장은 일단 물이 오염된 데다 먹을 게 없고 위험하기 때문에 고양이 대부분이 아프거나 크게 다친 상태로 구조됩니다.” 최 대표에 따르면 지금까지 치료비 등으로 공식적으로 집행된 돈만 2000만 원이 넘는다. 구청이 길고양이 중성화사업 예산 일부를 우선 배정하는 방식으로 지원했지만 올해 사업 집행이 마무리 단계다. 텀블벅 모금을 통해 후원금도 모았지만 구조단 잔고는 곧 바닥이 보이는 상황이다.

구조단 현장 봉사자들에 따르면 철거 현장에는 아직 적어도 100마리 이상의 길고양이가 남아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대로 철거가 진행된다면 고양이들은 압사할 가능성이 크다. 재개발 지역 내 구조단 사무실에 머물며 치료 중인 고양이들도 30여 마리다. 최 대표는 “동래구와 조합의 협조로 사무실은 3월까지 쓸 수 있게 됐지만 예산도, 일손도 부족해 관련 전시를 비롯한 모금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캣통은 올 2월 설립된 비영리단체다. 민간 위탁교육 분야에서 일하던 최 대표는 우연히 길고양이 ‘용팔이’를 만난 인연으로 지역 캣맘·캣대디와 교류하게 됐고, 길고양이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해 단체를 설립했다. 온천냥이 구조단 기획 활동 외에도 길고양이 관련 사진전 등을 기획했고, 5월부터는 1365자원봉사포털과 연계해 월 2회 시민 대상 인식 개선 교육을 진행했다.

기장군 지역을 시작으로 길고양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꿔나가는 활동도 계속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정관신도시 내 한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를 찾아가 주민들의 막연한 오해를 풀고 관련 법령이나 중성화 지원 사업 등을 안내했다. ‘캣맘’을 두고 민원이 제기된 기장읍 내 한 마을도 조만간 찾아갈 계획이다. 온천냥이 활동을 보고 도움을 청해온 울산 복산동 재개발지역 ‘캣맘’들에게도 일종의 컨설팅을 제공했다. 

캣통의 활동은 길고양이를 포함한 반려동물 관련 사회적협동조합 ‘달달한 동물세상’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최 대표는 지난달 설립 인가를 받고 내년 3월 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제휴업체 모집과 앱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들쭉날쭉한 동물병원이나 미용, 장례 등 요금을 표준화하고 관련 문화 행사도 기획하고 싶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전국에서 유기동물 폐사율 1위인 부산에 안락사 없는 보호소도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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